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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내가 경험한 성희롱, 성추행, 그리고 성폭행 (1)S-Column 2019. 9. 18. 03:27
또래 남자애들한텐 길에서 번호 따인 기억이 살면서 한 다섯 번?도 안 되는 것 같은데
내가 아저씨들에게 인기가 많은 얼굴인지, 아저씨들한텐 작업을 참 많이 당했었다.
아저씨들이 수작질을 하면 기분이 참 개같다.
도대체 내가 어딜 보고 이 아저씨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하는 건지..
직업이든 인성이든 외모든 재력이든
최소한 본인이 나이를 초월하고 10살 이상 차이나는 어린 여자를 만날 만한 매력 포인트가 하나라도 있어야할텐데
쥐뿔도 없는 것들이 오히려 들이대는 것 같다.
이건 정말 심리적으로 어떤 자신감으로 들이대는 건지 정말 너무너무 궁금하다.
그 중에서도 성희롱을 하는 아저씨들한테는
나는 씨발 돈을 억만금을 줘도 싫으니 돈을 주고 다른 데 가서 해결하라고 하고 싶다.
그럴 돈도 없는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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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자마자 알바를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나는 알바를 빌미로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이게 성추행인가? 갸우뚱하며 병신같이 다음 날도 알바를 나갔던 적이 있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장님이었는데,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를 구한다는 알바몬 공고를 보고 찾아갔었다.
그 사장님은 촬영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탈모 예방법을 가지고 TV 출연도 했었던
당췌 무슨 일을 하는지 종 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 검색해보니 네이버에도 프로필이 나오는데, 엄청 잘 됐나보다)
내가 하는 일은 촬영을 하는 동안 잔심부름을 하거나 영어로 된 TED 영상을 찾아보고
거기에 대해서 정리를 하거나 따위의 일을 했는데 정말 일관성도 없는 이상한 일 투성이었다.
어느 날은 내 나이 또래의 어떤 예쁜 여자애가 촬영을 하러 왔다.
그 날 누드 촬영을 한다고 나, 사장님, 그 애까지 세 명밖에 없는 스튜디오를 알몸으로 휘젓고 다녔다.
알몸으로 사장님 옆에 앉아있기도 했고 나에게 말을 걸기도 했으며 촬영이 끝나고도 한참을 알몸으로 있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내가 의아해했던 기억이 있다.
원래 그런건가보다 라는 생각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알바를 하러 갔는데 오늘은 사장님이 혼자 직접 촬영을 한다고 했다.
자료 사진으로 쓸 성기 사진을 찍는다고 했고
두 가지 오일이 있어서 빛을 받을 부분과 빛을 덜 받는 부분을 나눠 발라야한다고 했다.
성기라 손이 안 닿으니 나 보고 어시스트를 해달라고 했다.
화장실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온 뒤 알몸으로 사장님이 누웠고 두 가지 오일을 내 손에 쥐어주며 설명을 해줬다.
자료사진 촬영이 빌미였으므로 처음엔 고가의 카메라로 자신의 성기를 찍어대다가
결국엔 그냥 핸드잡을 시키며 신음을 조금씩 내었다.
그 당시엔 뭔지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쿠퍼액이 조금씩 나와서 자꾸 오일이 묽어졌던 기억이 난다.
씨발.. 또 생각하니 더럽네..
그러고 이 정도면 됐다며 사장님은 샤워실로 들어갔고 나는 세면대에서 손을 벅벅 씻고 퇴근을 했다.
집에 가며 전화로 엄마와 당시 남자친구에게 이 상황을 설명했고
이거 이상한 거 맞지?라고 여러 번 되물어봤었었다.
두 사람 모두 이상하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했었었다.
잘 생각나진 않지만 당시 기억으로는 두 사람 모두 내 예상보다 꽤나 침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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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기억을 떠올리며 드는 생각은,
어린 여자애들이 정말 생각보다 쉽게 당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이를 생각보다 잘 이용해먹는다는 것.
그리고 왜 신고를 안 했나?라고 물어본다면
신고할 생각조차 못 했었고 신고를 하려면 증거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성추행에 대한 인식이나 여성운동이 지금만큼 활발하거나 만연하지 않았어서
신고했어도 그냥 무마됐을거라고 생각한다.
또, 그 사장님은 돈이 많았고 우리 집은 그 때나 지금이나 유복한 집안이 아니었으므로
돈 걱정도 되었고 재판 과정이 오래 걸릴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감당할 멘탈도 시간도 돈도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그리고 그 여자애는 뭐였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장님 여자친구였던 것 같다.
근데 왜 굳이 내 앞에서 그러고 벗고 다녔던 걸까. 왜 나에게 어필했던 걸까..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올 정도로 유명하고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이
아직도 여자애들을 데리고 그 지랄을 하고 있을 생각을 하면 토악질이 나온다.
그리고 돈도 많은데, 성매매를 하든 스폰을 하든 하면 되지
왜 나를 데리고 그런 짓을 했던 걸까.
아저씨들의 성도착증이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이해할 마음도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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